읍참마속은 삼국지에서 유래되었다. 그 중 제갈량과 마속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고사성어의 뜻과 유래에 대해 알아본다.
읍참마속의 뜻
읍참마속은 ‘눈물을 흘리며 마속을 참한다’는 뜻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법과 규율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이 고사 성어는 제갈량의 1차 북벌 중 발생한 가정 전투에서 유래되었다.
읍참마속의 배경이 된 가정 전투에 대한 설명
촉나라의 제갈량은 출사표를 내고 위나라를 침공한다. 이것이 5차까지 이어진 북벌 중 첫 번째 북벌이다. 멀리 떨어진 위나라의 중원까지 쳐들어가려면 가장 중요했던 것이 보급 문제였다. 가정 땅은 촉나라의 군량을 수송하는 중요한 요지였으므로 이곳을 지키는 것이 전쟁을 승리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었다. 가정이 함락되면 전쟁을 지속할 수 없으므로 유능한 장수의 선택이 필요하였다. 제갈량은 중임을 맡길 장수를 고민한다.
이때 선봉을 맡게 된 장수가 바로 마속이다. 마속은 마량의 동생으로 머리가 좋고 군략에 밝았기 때문에 제갈량은 그를 참군으로 삼아 많은 전략을 상의했었다. 북벌을 감행하기 전 촉나라의 후방을 방비하기 위해 남만을 정벌해야 했다. 이 당시 마속은 제갈량에게 남만을 힘으로 굴복시키지 말고 그들의 마음을 얻도록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제갈량은 남만의 우두머리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 줌 (칠종칠금)으로써 남만이 촉나라에 진심으로 복종하게 만들었다. 이와 같이 지모가 있는 마속을 제갈량은 아꼈다.
하지만 제갈량은 이번 가정 전투를 마속에게 선뜻 맡길 수 없었다. 이유는 마속이 맞서야 하는 상대가 사마의였기 때문이다. 사마의는 군략에 밝고 선경지명이 있는 훌륭한 장수였다. 제갈량은 사마의를 마속이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마속을 불러 다짐을 받는다.
“이번 중책을 완수할 자신이 있는가?”
“저는 모르는 병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투는 큰 전투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상대가 사마의이니 조심하게.”
“패배한다면 제 목숨을 내놓겠습니다.”
“좋네. 하지만 군율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다스릴 수 없네. 명심하게.”
그렇게 다짐을 받고 난 다음, 가정 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위나라의 군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산의 길목, 강 부근을 지키도록 하게.”
그렇게 제갈량은 마속과 왕평에게 병사를 내어주며 가정을 지키도록 하였다.
이후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전장의 주위를 살펴보고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산 위에 군사를 주둔시키려 한다. 이에 부장이었던 왕평이 반대한다. 제갈량의 지시와 다른 전략을 펴는 마속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마속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 결국 마속은 산 위에다가 영채를 세우고 왕평에게 군사 일부를 주어 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영채를 세우게 한다.
가정 근처에 도착한 사마의는 가정 일대를 정찰한 후 전략을 짠다. 마속이 주둔한 산을 포위하여 고립시키고 장합을 보내 왕평을 막도록 했다. 포위된 마속의 군대는 군량과 식수를 조달할 수 없게 되자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사기가 떨어졌고 사마의가 산에 불을 놓자 결국 패배하여 도망가게 된다. 이 패배로 인해 보급로가 끊긴 촉나라 군은 전쟁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제갈량은 마속에게 중임을 맡긴 것을 후회했고 전장에서 돌아온 마속에게 패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아끼는 장수였지만 군의 기강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참수한다. 이것이 읍참마속의 유래이다. 읍참마속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법의 공정함과 규율의 기강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배제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읍참마속에 대한 보충 설명
위에 설명한 이야기에서 몇 가지를 첨언한다.
위 고사는 삼국지에서 기인한다. 삼국지는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국지연의는 정사나 다른 기록들과 비교하면 지어낸 이야기가 섞여 있다. 가정 전투에서도 기록과 다른 부분이 있다. 연의에서는 사마의가 가정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다른 기록에서는 사마의는 참전하지 않았으며 장합의 참전만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마속의 죽음에 대해서도 기록마다 조금씩 다르다. 제갈량이 마속에게 내린 벌이 처형이라는 기록도 있지만 처형이 아닌 감옥에 보낸 후 옥사했다는 기록도 있다. 어쨌든 두 기록 모두 제갈량이 마속에게 중형을 내린 것은 맞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유비의 마속에 대한 평가를 덧붙인다. 제갈량은 마속을 아꼈으나 유비는 제갈량에게 '그는 실속에 비해 말을 과장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로 그를 중히 쓰지 않도록 권했다. 제갈량이 유비의 생각을 받아들였다면 전쟁에서 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촉나라와 위나라의 국력의 차이는 커서 전쟁을 이기기는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읍참마속의 의미
읍참마속에서 알 수 있듯이 제갈량은 정치나 군을 통솔하는 일이나 어떤 일이든 공명정대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법을 공평하게 적용함으로써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 나라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함이다. 사적인 감정으로 공적인 일을 행한다면 불공정한 일들이 발생한다. 불공정한 처우를 받은 이들은 불만을 품게 되고 법을 집행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법 자체를 불신하게 된다. 이러한 불공정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힘든 일이지만 사적인 정은 배제하고 법과 질서를 공정하게 시행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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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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