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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story

손자, 합려 앞에서 용병술을 보이다.

by ⊂∵⊃⊆∵⊇∈∵∋ 2021. 9. 15.

손자는 이론만 내세우는 학자가 아니라 실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훌륭한 장수였다.

손자의 용병술을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화가 사기열전에 나와 있다.

 

 

손자로 잘 알려진 손무는 손자병법을 통해 병법에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이에 오나라의 왕 합려는 손무의 능력을 보기 위해 군의 지휘를 부탁했다.

오나라 왕 합려가 손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병서를 읽었소. 군대를 한 번 지휘해 보일 수 있겠소?"

"좋습니다."

"그렇다면 궁에 있는 아녀자들로 가능하겠소?"

"가능합니다."

손자가 제의를 받아들이자 합려는 자신의 궁에 있는 미녀들을 불러들였다.

아녀자들이 모이자, 손자는 일단 그녀들을 두 부대로 나누었다. 그다음, 합려가 가장 아끼는 후궁 두 명을 각 부대의 대장으로 임명했다.

그렇게 부대를 나누고 대장을 임명한 손자는 아녀자들에게 무기를 나누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모두에게  말했다.

"모두 듣거라! 너희들은 자신의 가슴,  왼손, 오른손, 등을 알고 있느냐?"

이에 아녀자들이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손무는 다시 아녀자들에게 말했다.

"앞이라 명하면 가슴 쪽을 바라보고, 좌라고 명하면 왼손 쪽을 바라보며, 우라고 명하면 오른손 쪽을 바라보고, 뒤를 명하면 등 뒤쪽을 보도록 하라."

아녀자들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손자는 이같이 군율을 정하고 모두에게 알렸다. 그리고 군에서 군법을 어긴 자의 목을 벨 때 쓰는 도끼를 마련하게 하고 군을 지휘할 준비를 마쳤다.

 

손자가 앞에서 정한 군율에 따라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아녀자들은 깔깔거리며 웃어대기만 할 뿐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손자는 여러 차례 반복하여 명을 내렸다.

여전히 아녀자들은 웃기만 할 뿐 통제가 되지 않았다.

 

 

이에 손자가 말했다.

"군령이 명확하지 않고 명령에 숙달되지 않은 것은 장수의 죄이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여러 차례 명령을 되풀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녀자들은 낄낄댈 뿐이었다.

손자는 말했다.

"군령이 분명하지 않고 명령에 숙달되지 않은 것은 장수의 죄이다. 그러나  이미 군령이 명확해졌는데도 군율에 따르지 않는 것은 사졸들의 죄이다."

손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각 부대의  대장을 맡은 후궁들을 끌어내 목을 베려고 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합려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합려는 급하게 손자를 말렸다.

"과인은 이미 장군의 능력을 알았소. 과인에게 이 두 후궁이 없으면 밥을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소. 부디 둘의 목숨만은 살려 주시오."

 

합려의 부탁에 손자는 대답했다.

"저는 이미 왕명에 따라 장수가 되었습니다. 장수가 군에 있을 때에는 전황에 따라 왕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손자는 결국 대장을 맡은 두 후궁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난 후 왕이 다음으로 아끼는 후궁 둘을 각 부대의 대장으로 삼아 군을 지휘했다.

두 대장의 목이 날아가는 것을 본 아녀자들은 웃음을 멈추고 손자의 명을 따랐다.

왼쪽, 오른쪽, 앞, 뒤, 앉기, 일어서기 등을 한 치의 오차 없이 해내며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았다.

손자는 부대가 정비된 것을 합려에게 전했다.

"군은 이제 가지런해졌습니다. 왕께서는 오셔서 군을 시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왕께서 이들을 쓰고자 하시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 것입니다."

아끼는 후궁을 잃어 상심한 합려는 손자에게 말했다.

"장군은 이제 그만 돌아가 쉬도록 하라. 과인은 내려가 보고 싶지 않다."

그러자 손자는 말했다.

"왕께서는 한낱 이론만을 좋아하실 뿐입니다. 그것을 실전에 사용하실 수는 없습니다."

그 말에 합려는 깨달은 바가 있었다.

 

합려는 손자를 인정하고 그를 장군으로 임명하였다.

그 뒤, 손자의 활약에 힘입어 오나라는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는 나라가 되었다.

 

 

위 이야기에서 처럼 손자는 용병술에 있어 군율의 엄중함과 중요성을 합려에게 보였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고사에는 읍참마속이 있다. 삼국지에서 유래된 고사로 전쟁에서 실책을 한 마속을 제갈량이 눈물을 머금고 베었다는 뜻이다. 즉 제갈량은 군율의 지엄함과 공정함을 보이기 위해 아끼는 장수 마속을 베었다. 이처럼 훌륭한 장수들은 군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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