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공기 같은 작은 그릇은 비교적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솥이나 큰 단지는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차 큰 성과를 이루려면 그 나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사성어 대기만성은 지금 당장 성과가 없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나중에 얻게 될 큰 성과를 기다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기만성 뜻과 한자풀이
대기만성의 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자 뜻대로 해석하면 큰 그릇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즉, 큰 인물은 늦게 빛을 본다는 뜻입니다.
대기만성 유래
대기만성은 삼국지 위지와 후한지 두 곳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역사를 담은 위지에 나온 최림의 이야기입니다.
위, 촉, 오로 갈라진 삼국시대. 조조가 다스리는 위나라에 최염이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최염은 조조의 모사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최염은 풍채가 좋고 성품이 좋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최염에게는 최림이라는 사촌 동생이 있었습니다.
최림은 최염과 달리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고 아직 출세길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은 최림을 최염과 비교하며 업신여겼습니다.
"최림은 형 최염보다 영리하지 못하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어. 장차 어찌 될지 걱정이야."
하지만 최염은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최염은 최림의 인물됨을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지금은 자신과 비교당하며 빛을 보고 있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큰 일을 할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염은 최림을 격려합니다.
"큰 솥이나 커다란 종은 쉽사리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큰 인물도 오랜 시간이 걸려야 만들어지는 법이다. 내가 보기에 너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니 너는 좌절하지 말고 노력하거라. 넌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 말에 큰 힘을 얻은 최림은 훗날 황제를 보좌하는 직책인 삼공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후한시대 '마원'이란 유명한 장군의 이야기에서도 대기만성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마원은 생전 처음으로 지방 말단 관리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최황은 그에게 조언했습니다.
"자네는 이른바 대기만성할 사람일세. 목수가 산에서 베어낸 다듬어지지 않은 원목을 시간과 공을 들여 좋은 재목으로 만들어 내듯이 자네의 재능을 살려 정진하면 장차 큰 인물이 될 걸세."
최황의 말을 마음에 새긴 마원은 훗날 복파장군에 오르게 됩니다. 복파장군이란 중국 전한 이후에 큰 공을 세운 장군에게 주어지는 칭호입니다. 변방관리로 출발한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여 큰 인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에 남는 큰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하게 노력해야만 큰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이 대기만성의 유래에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그와 더불어 여기서 하나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최염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입니다. 대기만성형 인간은 웅크려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때문에 당장 성과가 없는 암흑기가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들을 타박하고 업신여기는 사람들만 주변에 있었다면 좋은 결과를 내기 전에 무너져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염처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훗날 최림처럼 빛을 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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